활기 넘치는 인천항, 항만 확장 잰걸음

남북·중국교역 확대로 화물 가파르게 늘어
부두 추가 건설…송도 3세대 신항 내년 착공

인천에 신항이 건설되는 등 항만 지도가 크게 바뀐다. 수도권 관문인 인천항은 중국 경제의 성장과 함께 밀려드는 화물로 활기가 넘치고 있다. 인천항의 컨테이너 화물은 2000년 이후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9.6%가 늘어난 137만3873TEU(1TEU는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기록해 전국 항만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올해도 160만TEU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오는 2020년에는 컨테이너 화물만 지금의 5배에 달하는 534만6천TEU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인천항의 컨테이너 화물 가운데 중국을 오가는 화물 비중이 2003년 37.5%에서 지난해에는 63.7%로 급격히 증가하고, 또 대북한 해상화물의 91%가 인천항을 통한 것으로 나타나 인천항이 중국 교역 거점 및 남북교역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항만시설 증설 착수=인천항은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 수심 14m의 갑문식 도크 내에서 수출입 화물을 처리했으나, 갑문 출입 없이도 컨테이너 2천~4천TEU, 잡화 2~5만t급 선박 30척이 동시에 접안해 화물을 싣고 내릴 수 있는 신항이 송도국제도시 앞 해상에 건설된다. 또 북항에도 오는 2011년까지 2만~5만t급의 화물선을 접안할 수 있는 부두 15곳이 건설 중이며, 올해 초 부두 3곳은 이미 운영에 들어갔다. 인천 남항에도 컨테이너부두 추가 건설 중이다.

오는 2020년 인천항은 내항 중심에서 외항 중심으로 변모해 화물을 접안할 수 있는 부두가 84선석에서 152선석으로, 배후 물류단지는 26만평에서 418만평으로 각각 늘어난다. 물동량도 1억3천만t에서 2억4700만t으로 증가하면서 고부가가치의 컨테이너 화물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인천항만공사는 분석했다.

인천 신항 어떻게 만들어지나=장기적으로 송도국제도시 해상 전면에 30선석(컨테이너 23, 잡화 7) 규모로 건설될 송도 신항은 1단계로 2015년까지 컨테이너 전용부두 13개 선석 등 17개 선석이 1조6349억원이 투입돼 건설된다. 이 가운데 급격히 증가하는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하기 컨테이너 전용부두 6개 선석과 화물을 야적할 수 있는 배후단지 48만평을 확보해 늦어도 2011년 말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인천항만공사는 올해 말까지 실시계획 승인 등 관련 절차를 마치고, 내년 1월 신항 착공에 나선다. 해양수산부도 신항 건설에 앞서 760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송도 해안도로에서 신항까지 잇는 6.3㎞의 진입도로와 호안공사를 하기 위해 올해 426억원을 확보했다. 이용기 인천항건설사무소장은 “갑문내 내항에서 화물을 올려주고 내려주는 기능을 하는 기존의 갑문내 항만이 1세대 항만이라면 새로 건설되는 인천 신항은 넓은 야적장을 두고 화물 수송, 조립가공, 금융, 컨벤센터 등을 갖춘 3세대 항만으로 건설된다”고 말했다.

인천항의 기능 분산 배치=인천항은 신항이 개발되면 생산성과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항별로 기능이 재정립된다. 송도 신항은 컨테이너 및 잡화 전용항으로, 북항은 잡화·목재·철재 전용항, 남항은 컨테이너 및 국제여객 전용항으로 기능이 분산 배치한다. 기존 인천항인 내항은 일반화물 전용항으로 명맥을 유지하면서 월미도 등 주변과 연계한 관광항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엄청난 변화속도…황해권 교류 중심될 것”
  서정호 인천항만공사 사장 “확장 늦어지면 경쟁 도태될 수도”

서정호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인천항의 변화 속도는 엄청나다”며 “아마 15년 뒤에는 지금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더 변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천 신항을 중심으로 송도국제신도시와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21세기형 첨단 항만으로 탈바꿈하고,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으로 향하는 관문 역할, 대북 교역의 창구 역할을 인천항이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0년이면 황해권 교류거점 중심항만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확신했다.

“현재 인천항은 중국경제의 성장과 함께 화물이 밀려든다고 해야 될 정도로 급격하게 물동량이 늘어나 자칫하면 부두시설이 부족해 화물을 처리하지 못하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서 사장은 “인천 신항이 예정대로 추진되지 못한다면 인천항은 항만경쟁에서 밀려나 잊혀진 항만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국가적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라도 하루 빨리 인천 신항 건설 사업을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항을 이용해 중국을 오간 여행객이 올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터미널이 2곳으로 나눠져 있고, 비좁고 협소할 뿐아니라 사료와 철근이 쌓여 있는 화물부두에 내려 버스를 갈아 타고 출입국 수속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제여객터미널 신규 건립 계획을 수립해 기획예산처에 타당성 검증을 다시 한 번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