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안주" 절대 금물

연말연시다. 각종 모임이 이어지고, 술잔과 노래가 횡행하는 무서운 때다. 전국이 군사문화로 복귀하게 될 것이다. “위하여!”“원 샷!” “에잇, 폭탄을 받아라!”를 외치며.

2030들 대부분 이맘 때면 호탕함과 건강함을 과시해야 한다. 그러나 술은 나이도 성별도 고려해주지 않고 목으로 넘어간 양에 비례해 사람을 망가뜨린다. 정신력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목으로 넘어가서 몸에 쌓이면, 그냥 가는 거다.

처음엔 기분이 좋고 말이 많아지다가, 횡설수설하고 급기야 싸움을 하거나 한 구석에서 신세타령을 할 것이다. 누구도 벗어나지 못한다. 단지 주법이나 평소 체력, 타고난 알콜 분해 능력이 변수일 뿐이다. 안 취하는 것은 단순히 덜 마셨거나, 잘 마셨거나, 잘 타고난 것일 뿐이다.

한의학에서 술은 화수(火水)의 성질을 가진 대열대독(大熱大毒)한 약이다. 술의 종류에 따라 화성(火性)이 강해 빨리 오르거나 수성(水性)이 강해 늦게 취하는 특징이 있다. 소주 양주는 화성이 강한 술이요, 맥주 청주는 수성이 강하다. 화성이 강한 술은 빨리 위로 오르고 열이 나며 열성의 숙취가 있다. 두통과 가슴 두근거림, 입이 쓰고 마르며, 어지럼증이 생긴다.

수성이 강한 술은 천천히 취하고 몸이 차가워지는 성질이 있다. 설사와 더부룩함이 생기고 몸과 머리가 무겁고 짜증이 난다. 폭탄주는 말 그대로 폭탄이다. 먹으면 위장과 머리에서도 각각 터진다. 위장에서 터지면 위출혈이고 머리에서 터지면 인사불성이다. 오폭(誤爆)이라도 중상(重傷)이다. 술주전자도 오래 두면 뚫린다. 우리 가엾은 몸뚱이야 두 말할 것 없다.

댁의‘술통’을 안녕하게 지키려면 첫째, 술을 최대한 우아하게 거절하라. 우리나라에서 술은 대화의 한 방법이다. 거절 못하면 직장에서 잘리거나 최소한 ‘빌빌댄다’는 소릴 듣는다.

이게 안되면 둘째, 자기에게 맞는 술과 안주를 골라라. 열이 많다면 찬 술로, 그렇지 않으면 독한 술 몇 잔. 안주는 술의 반대로 골라야 한다. 독한 술에 매운 안주는 ‘즉시 가는 방법’이다. 과일이 좋다.

그것도 곤란하면 셋째, 최대한 물과 차를 많이 마셔라. 거기에 자극이 없는 국물요리를 들이켜라. 넷째, 과음 후에는 최대한 쉬어라. 좀 더 잘 살고 싶으면 의료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술은 독이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술꾼은 자기는 안 마시면서 남에게 술을 권하는 인간이다. 좋아서 권하려면 자기도 마시든가, 아니면 최소한 거절할 권리를 줘라. 곧 모든 병원이 야전병원이 될 것 같다. 모두들 살아 남으시기를 주신(酒神)에게 빈다.

------------------------------- 술 마시기 전에 가능하면 물을 많이 마시는것이 도움이 된다.체 액이 증가하면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공복에 술 마시는 건 절대 금물. 위벽을 상하게 할 뿐 아니라 빨리 취하게 만든다. 알코올은 대부분 소장이나 십이지장에서 흡수 되는데,빈 속에 마시면 소장으로 내려가는 속도가 훨씬 빨라져 즉 각 흡수되는 것이다.
서울대 병원 생화학교실 박상철 교수는 "술 마신 뒤 빈 속에 잠 들면 포도당 공급이 중단돼 건강에 나쁘고 뇌 노화를 촉진한다"고 말했다. 포도당 성분이 많은 곡물이나 죽, 비타민과 당분이 많은 과일 주스도 좋다. 한방에선 숙취 푸는 데에 칡즙이나 칡차, 구기 자차, 인삼차, 생강차 등이 좋다고 한다.

▼숙취 다스리기▼

△위 속에 남아있는 알코올 찌꺼기를 토해낸다.

△토했으면 위장약을 먹는다.

△토하기가 어려우면 따뜻한 꿀을 진 하게 물에 타 마신다.

△따뜻한 차를 몇 잔 마신다.

△잘 익은 홍시를 먹는다.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한다.

△지압을 한다.<그림 참조>

△안점 누르기〓머리 뒤로 깍짓손을 한다. 팔 방향은 경혈과 직각이 되도록 한다. 엄지 손가락 두 번째 마디를 경혈에 대고 팔 전체로 누른다.

△수삼리 누르기〓한 쪽 팔을 감싸듯이 엄지 손가락의 두 번째 마디를 경혈에 대고 강하게 쥐는 느낌으로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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